산과 사람

단양 금수산행 당시도 봄꽃이 만발했으니 정확히 7년만이다. 중반이었던 나이가 앞자리를 바꿔 다시 초반이 되기까지 갈수록 빨라지는 게 시간이지만 “人生之事 塞翁之馬” 라고 결코 짧지만은 않은 세월이었다. 그냥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았고 또 살고 있을 뿐...... 오늘 불청객처럼 들이닥쳐 버티고 있는 전염병을 피해 도시를 벗어나니 비로소 계절이 눈에 들어온다. 내 잠시 서두르니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 와 있는 걸.... 돌아가는 길만큼은 절대 서두르지 말자고, 마음만 먹으면 한걸음에 갈 길도 쳐다보고 돌아보면서 왼 종일을 꼬박 금수산에서 머물렀다. 2020. 3. 29

작년 건강검진을 시작으로 병원출입이 잦았다. 첫 진료를 봤던 의사의 권유로 일정을 잡고 어려운 검사를 하고 마음 졸이며 결과를 보면서……. 차후 관리를 위해 메모해 두면,.. 일 자 검사명 해당질병 결 과 비 고 2019. 9 폐 CT 폐암, 폐결핵 등 양 호 2년주기 검사 11 뇌 MRI 뇌졸중 등 양 호 ..

폰 카스토리에 올려놓은 속리산행기를 보고 며칠을 졸랐다. 속리산 한번 가고 싶다고……. 솔직히 산행보다 고스란히 내 몫인 장거리 운전이 부담이 되어 -나이든 여자들은 힘들다-고 자존심까지 긁어가며 피했지만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아줌마들의 성화에 못 이겨 결국 동행을 허락..

하고 있는 일이 교회와 깊이 연관돼 있어 휴무보장이 불투명해 쉬는 날 공기만 좋으면 망설임 없이 산을 찾기로 했다. 감악산, 국내 모 등산용품 판매업체가 100대 명산으로 선정함에 기존의 위험했던 등산로를 재정비(우회로)하고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88번 국도를 가운데로 치악산과..

춘천, 소양댐에서 청평사까지 강물을 거슬러 가는 여객선상에 서서 마적산에서 오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아래로 군데군데 만발한 꽃들을 보며 무르익은 이 계절도 함께 본다. 여전히 쫓기듯 시작하는 하루 산행도 사람의 일이라고 서둘러 집을 나선 덕분에 첫 배를 탔다. 오봉산행 늘 ..

겨울 내내 닫혀 있던 팔봉산 문이 열렸다. 홍천강을 끼고 나란히 서 있는 각기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 8개의 험한 암 봉우리. 내 게으름 때문에 움츠리고 산 날이 길어 기억을 잃어버린 몸이 의욕보다 뒤쳐져 있음에 타협처럼 유혹하는 우회길, 하산길 하지만 산행도, 삶도 한번 피해 간 길..

8월28일 출발, 영덕 강구항에서 1박. 29일 포항으로 이동 중 내연산행. 시내에서 1박. 30일 경주로 이동, 관광 후 대구로 이동, 부모님 산소 참배 후 귀가. 2018. 8.28.~ 8.30

침묵의 공백이 너무 길었다. 어찌 굴곡 없는 삶이 있을까! 마는 모든 걸 제 자리에 돌려놓고 오히려 내 합류가 더 힘들었다. 늘 그렇게 살아온 세월이 어느 새 나이 육십, 이순 [耳順] 공자는 60세가 되어서 “천지만물의 이치에 통달하고 듣는 대로 모두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지만...

산에 있는 시간만큼은 웬만한 문자나 톡에 반응을 않는데 내일 온다는 딸아이가 귀신같이 쉬는 날임을 알고 내 행방을 추적하는 음이 계속 울린다. 그 집요함을 알고도 남기에 나름 가장 쉽고 확실하게 실시간 알리바이 입증을 했음에도 방향을 다른 데로 잡아 비꼬듯 조여 온다. 굳이 혼..

세상살이가 녹녹치 않아 도피하듯 시작한 산행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뀔 만큼의 세월동안 참 많은 산들을 올랐음에도 내가 변하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바뀌면서 분명 갔던 길임에도 기억의 범위 밖에 있어 차라리 새롭다. 길지 않은 길을 긴 시간을 함께 하면서 나이 육십을 눈앞에 둔 이 시..